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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사람 그리고 사랑과 관계에 대한 고민,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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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해피엔딩

 

시즌 1이 종료된 착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인상적인 연기력으로 알려진 뮤지컬 배우 전미도가 출연하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박천휴(Hue Park)가 작사하고, 윌 애런슨(Will Aronson)이 작곡한 국내 창작 뮤지컬이다. 약칭 <어햎> 이라는 귀여운 줄임말을 소유하고 있는 뮤지컬을 소개한다.

2014년 우란문화재단이 기획하고 2016년 뉴욕 리딩 공연, 20161220~ 201735일까지 국내에선 초연했다. 초연 이후 큰 인기로 20171023~ 20171112일까지 앙코르 공연을 올렸었다.

이 창작 뮤지컬을 소개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생각이 많아지는 극의 내용에 있다.

 

멀지 않은 미래의 서울 메트로폴리탄에는 버려진 헬퍼봇들이 생활하고 있는 아파트가 있다. 헬퍼봇 5 모델인 올리버는 이곳에서 자신을 데리러 오겠다고 약속한 자신의 주인 제임스를 기다리는 중이다.

올리버가 제임스를 기다리며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같은 아파트에 사는 헬퍼봇 6 모델 클레어가 올리버의 집을 방문한다. 충전기가 고장 나 도움을 청하기 위해 아파트의 모든 집 문을 두드려봤지만 응답이 없었고, 그러다 올리버의 집에 오게 된 것. 올리버 역시 외면하고 싶지만, 배터리가 다 떨어진 클레어가 복도에 방치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되고, 결국 자신의 충전기를 빌려주게 된다. 충전이 된 클레어가 다시 움직이게 되고, 클레어가 자신보다 발전한 모델인 헬퍼봇 6인 것이 질투 났던 올리버는 자신도 모르게 투덜대며 헬퍼봇 5의 장점을 늘어놓는다.

그런 올리버에게 빈정 상한 클레어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충전기를 고치려 했지만 충전기는 더 고장 나 버리고, 친하게 지내던 헬퍼봇들도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이다. 클레어가 신경 쓰였던 올리버는 클레어의 집 문을 두드리게 되고, 올리버가 한 제안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휴대용 충전기를 빌려주겠다는 것이다. 클레어는 그 제안을 받아들여 매일 올리버의 집으로 가 충전기를 빌려오고 돌려주기를 반복하게 된다. 점차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올리버와 클레어.

그러던 중 클레어는 올리버의 집 옷걸이에 걸려 있는 노란 우비를 보게 되고, '노란 우비의 병 줍는 로봇'이 떠올라 올리버가 병을 주워 팔아 돈을 모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올리버는 자신을 아파트에 두고 제주도로 떠난, 언젠가 데리러 오겠다던 자신의 주인 제임스를 만나러 가기 위해, 자신을 친구처럼 소중히 여겨주던 제임스와 이전처럼 행복하게 지내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있다고 클레어에게 고백한다. 그런 올리버에게 클레어는 자신은 제주도 숲의 반딧불이를 보고 싶으니 자신과 함께 당장 떠나자고 제안한다.

클레어는 자신이 친구에게 차를 빌려 운전을 할 테니, 휴대용 충전기를 가진 올리버와 함께 제주도로 가서 올리버는 제임스를 찾고 자신은 반딧불이를 보자고 말한다. 처음에는 난색을 표하던 올리버도 결국 동의, 둘은 짐을 챙겨 제주도로 길을 떠난다.

클레어는 이전 자신의 주인이었던 부부가 서로 사랑하고 시간이 지나 서로에게 소홀해 지고 결국 파경을 맞이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인간의 마음은 영원하지 않아서 제임스도 올리버를 버렸을 거라 생각하고 제주도에 도착해 제임스의 집을 찾아 문을 두드리려는 올리버를 말리게 된다.

올리버가 상처 받길 바라지 않았던 마음이었지만, 올리버는 문을 두드리고 그곳엔 제임스의 가족들이 있었다. 제임스의 가족들은 제임스가 1년 전에 죽었고, 우리 집의 신형 헬퍼봇은 너처럼 가출하지 않는다며 웃는다. 올리버는 슬퍼하지만 클레어는 제임스가 죽기 전 올리버에게 남긴 직접 연주한 피아노 레코드판을 보며 제임스가 헬퍼봇으로서의 올리버가 아닌 올리버 자체를 소중한 친구라고 생각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올리버는 클레어의 위로와 제임스가 자신에게 남긴 레코드판을 보며 자신이 제임스에게 의미있는 존재였음을 느낀다. 클레어와 숲속의 반딧불이를 보고 서울로 돌아온 둘은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사랑하는 사이가 된 둘은 인간 커플처럼 싸우고 화해하고 서로 의지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올리버에 비해 고장이 잦았던 클레어는 고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가며 자신의 끝을 예상한다. 올리버는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자신을 자책하게 되고, 자책하는 올리버를 보는게 힘들었던 클레어는 올리버에게 이별을 고한다. 이별 후에도 추억을 되새기고 그리워하던 둘은 결국 그리움이 힘이 드니 서로가 함께 했던 시간의 메모리를 삭제하기로 한다.

메모리를 삭제하고 서로를 몰랐던 처음으로 돌아갔지만 클레어는 충전기가 고장 났다며 다시 올리버의 집을 찾아가게 되며 공연이 끝난다.

 

제임스를 기다리며 제임스와의 추억으로 살아가는 헬퍼봇 올리버, 올리버보다 진화된 형태의 인간에 더 가까워진 헬퍼봇 클레어는 버려지기 전까지 주인들을 지켜보며 관계에 대한 냉소를 갖고 있고, 제임스는 자신의 곁을 지켜준 헬퍼봇 올리버를 소중하게 여긴다.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요즘, 관계에 대해 냉소적인 현재 세대, 레트로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개념을 끊임없이 재창조하고 열광하는 트렌드. 2014년 기획된 뮤지컬이지만 지금의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를 생각해 보고 대입해 보는 것이 전혀 무리가 없다. 감성과 시대에 대한 정의, 관계와 이해에 대해 생각 해 보게 되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다.

 

현재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2020.06.30 ~ 2020.09.13.까지 공연 예정이며, 인터파크 예스24에서 예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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